개인
2025-06-13 ~ 2025-08-31
박정일
의성문화원
무료
054-834-5048
사진가의 글
박광일
우리나라에 성냥이 처음 들어온 시기는 1880년경이라고 알려져 있다. 1917년에는 인천에 일본인에 의해 성냥공장이 들어섰고, 경상북도 의성군 의성읍에도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2월에 실향민에 의해서 성광성냥공업사(성광성냥)가 만들어졌다. 성광(城光)은 의성을 빛낸다는 의미로 점점 성장하여 경상도 전역과 강원도의 동해안 일대까지 널리 퍼졌다. 이후 창업 초기에 직공으로 입사한 손진국씨가 대표로서 성광성냥을 이끌어왔으며, 1970년대만 해도 종업원 160여 명에 하루 15,000갑의 성냥을 생산하였다. 이러한 성광성냥의 확장세에는 성냥개비의 머리에 바르는 두약에 그을음을 섞어서 습기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내리막길에 접어들어 2013년 5월 경상북도는 성광성냥을 향토뿌리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하였으나 특별한 지원은 없었고, 결국은 그해 11월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2020년 7월에는 경상북도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었고, 11월 24일 최종 폐업신고 절차를 마쳤다.
나는 존재에서 사건들을 관찰하며 시간과 공간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과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기록해오고 있다. 존재하는 것을 그대로 담은 텅 빈 선험적 형식이 아니라 그것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나고 자연의 결과로 해체되는 사물들로 표현한다. 자연을 이루는 생물과 무생물 모두는 에너지는 최소화하고 엔트로피는 최대화하려는 그 균형의 적절성을 찾는다. 엔트로피는 질서보다는 무질서한 방향으로 흩어져 좀 더 많은 수의 상태를 가지려고 하는 자연계의 속성이며 결국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분해되어 사라지게 된다. 영원성에 대한 문제의 제기와 그것의 갈망은 존재의 유한함을 자각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살면서 마주하는 인간의 죽음이나 사물의 소멸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며 더욱 영원함에 집착하게 된다. 나는 주로 폐허가 된 장소, 기능이 정지된 사물, 그 속에서 파묻힌 관계 그리고 장소와 사물이 놓인 공간을 기록한다. 장소 사물 사람을 엮던 의미는 사라지고 시선의 저 멀리 밀려난 관계들을 찾는다. 그래서 당장 눈에 보이는 밀도보다는 시간과 함께 쓸려나간 의미의 부재와 그에 따른 관계의 몰락이 분명한 장소들에 집중한다. 나는 사라지는 삶의 흔적들을 기록하면서 생성과 소멸이 하나의 연결된 선상에서 순환하고 있음을 말하고 싶다. 프레임 속의 기호와 상징들은 시각적인 무의식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서 감상자는 장막으로서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길 원한다. 사라지는 것들의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순환으로서의 영원성을 인식하며 ‘변하지 않음’이라는 것에 집착하지 않기로 한다. 이제 영원히 돌아갈 것만 같던 공장의 기계들은 폐업과 함께 적막의 장소로 변했고,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흩어진 이미지를 모아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간으로 열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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